입주사 2,300개를 AI 검색에 대응시킨다는 것 — 스파이더 프로젝트 현장 기록
요즘 웹지원센터가 시간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일은 스파이더 프로젝트입니다. ㈔부천시테크노파크발전협의회와 함께 진행 중인 작업으로, 협의회 소속 10개 단지의 입주사들이 AI 검색에서 찾아지도록 홈페이지를 다시 만들거나 고치는 일입니다. 단지 규모를 합치면 입주사가 2,300여 곳입니다.
이 글은 홍보가 아니라 기록입니다. 산업단지 하나를 통째로 AI 검색에 대응시킨다는 게 실무에서 무슨 일인지, 하면서 무엇을 알게 됐는지 정리해 두려고 씁니다.
왜 개별 기업이 아니라 단지 단위인가
대상은 부천테크노파크 1~4단지, 춘의테크노파크 1~3차, 대우테크노파크, 삼보테크노타워, 레노부르크부천지식산업센터 — 열 곳입니다.
산업단지 입주사는 대부분 B2B입니다. 부품을 만들고, 금형을 뜨고, 장비를 납품합니다. 이런 회사들의 홈페이지는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아예 없거나, 10년쯤 전에 만들어 놓고 그대로거나. 소비자를 상대하는 업종이 아니니 그동안은 그래도 됐습니다. 거래처는 영업으로 뚫고, 소개로 이어졌으니까요.
그 전제가 흔들린 게 최근 1~2년입니다. 구매 담당자가 새 협력사를 찾을 때 검색창 대신 ChatGPT나 Gemini에 묻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그런데 AI는 홈페이지를 사람처럼 훑어보지 않습니다. 읽을 수 있게 정리된 정보만 가져갑니다. 그 정리가 안 돼 있으면, 회사가 아무리 오래되고 기술이 좋아도 AI의 답변 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협의회가 이걸 개별 기업의 숙제로 두지 않고 단지 차원의 사업으로 묶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 회사만 잘해봐야 “부천에서 정밀부품 만드는 곳”이라는 질문에 단지 전체가 후보로 떠오르진 않습니다. 같은 단지 입주사들이 함께 정리돼 있어야 지역 자체가 검색되는 덩어리가 됩니다.
실제로 하는 작업
“AI 최적화”라는 말이 추상적으로 들려서, 한 곳당 실제로 손대는 항목을 그대로 적습니다.
1.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바꾸기
화면에 보이는 글자와, 기계가 읽는 정보는 다릅니다. 사람 눈에는 “주식회사 OO / 정밀금형 전문”이라고 보이지만, 코드 안에 그 회사가 무엇인지 선언돼 있지 않으면 AI에겐 그냥 글자 덩어리입니다.
- 구조화 데이터(JSON-LD) — 회사인지 개인인지, 상호·주소·전화·대표자·업종을 코드로 선언
- FAQ 스키마 — 자주 묻는 질문을 AI가 답변에 그대로 인용할 수 있는 형태로
- title·meta 정리 — 검색 결과에 뜨는 제목과 설명문. 뒤에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 sitemap.xml, robots.txt — 검색엔진이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도
- llms.txt — AI 크롤러를 위한 안내 파일
- Q&A 구조의 본문 — 회사 소개를 문단이 아니라 질문과 답의 형태로
2. 4개 언어 사이트와 10개 언어 블로그
다국어를 넣는 이유는 해외 영업 때문만이 아닙니다. AI는 질문이 들어온 언어에 따라 참조하는 소스가 달라집니다. 영어로 “precision mold manufacturer in Korea”라고 물었을 때 한국어 페이지만 있는 회사는 후보에서 밀립니다. 단지 입주사 중 수출 비중이 있는 곳이 적지 않아서, 이 부분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합니다.
3. 등록 작업
만들어 놓고 알리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구글 서치콘솔과 구글 비즈니스 프로필,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와 네이버 AI 검색에 각각 등록합니다. 지루하고 티가 안 나는 작업인데, 빠뜨리면 앞의 모든 작업이 무의미해집니다.
하면서 알게 된 것
리뉴얼이 신규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예상과 반대였습니다. 백지에서 시작하는 신규 제작보다, 10년 된 사이트를 AI 친화 구조로 바꾸는 쪽이 훨씬 오래 걸립니다. 옛날 코딩 방식은 화면 배치를 표(table)로 짜 놓은 경우가 많은데, 이런 구조는 기계가 문서의 뼈대를 읽어내지 못합니다. 겉모습을 유지하면서 속을 갈아엎어야 해서 사실상 다시 만드는 일이 됩니다.
회사 소개가 추상적이면 AI가 인용할 게 없습니다
가장 자주 마주치는 벽입니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뢰의 기업”이라고 적힌 소개문에서 AI가 뽑아낼 수 있는 정보는 없습니다. 반면 “0.01mm 공차의 사출금형, ISO 9001 보유, 자동차 부품사 3곳 납품”처럼 적혀 있으면 AI는 이 회사를 특정 질문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업의 상당 부분이 코딩이 아니라 인터뷰입니다. 무엇을 만드는지, 규격이 어떻게 되는지, 어떤 인증이 있는지, 어떤 설비가 있는지를 캐물어 문장으로 만듭니다. 대표님들이 “그걸 굳이 써야 하나” 하시는 정보가 대부분 가장 쓸모 있는 정보였습니다.
SSL이 아직도 없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주소가 http://로 시작하는 사이트는 브라우저가 “주의 요함, 안전하지 않음”이라고 표시합니다. 방문자 입장에서는 첫인상이 최악이고, 검색엔진도 이를 감점 요소로 봅니다. 오래된 사이트일수록 이 상태로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효과는 즉시 나오지 않습니다
작업을 끝내도 구글이 다시 크롤링해서 반영하기까지 보통 2~4주가 걸립니다. 그 사이에는 아무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이 시차를 미리 말씀드리지 않으면 “한 게 없는 것 같다”는 오해가 생깁니다.
우리도 똑같은 실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정직하게 덧붙일 게 있습니다. 남의 사이트를 고치는 동안 정작 이 블로그는 방치돼 있었습니다. 최근에 점검해 보고 나온 결과입니다.
- 사이트 제목이 워드프레스 기본값 그대로여서, 검색 결과에
websupportcenter라는 한 단어만 떴습니다 - 최근 3개월 노출 594회에 클릭 2회. 홈페이지는 평균 6.1위로 172번 노출됐는데 클릭이 0이었습니다
- 사이트맵을 구글 서치콘솔에 한 번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 푸터에 사업자 정보가 없었습니다
6위에 뜨는데 클릭이 0이라는 건 순위 문제가 아닙니다. 검색 결과에 보이는 이름이 아무 의미 없는 단어라 누를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스파이더 프로젝트에서 입주사들에게 “title과 meta부터 보자”고 말해 온 그 항목에서, 우리가 똑같이 걸려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 고쳤고, 4주 뒤에 클릭 수가 어떻게 바뀌는지 이 블로그에 그대로 공개할 생각입니다. 잘 나오면 잘 나온 대로, 기대에 못 미치면 그것도 그대로요.
진행 상황
스파이더 프로젝트는 2026년 현재 진행 중입니다. 대상은 협의회 소속 10개 단지 입주사이고, 신규 제작과 기존 사이트 리뉴얼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전체 제작비 400만원 상당의 작업을 자부담금 35만원으로 지원하며, SSL 보안인증서는 별도입니다.
해당 단지 입주사라면 스파이더 프로젝트 안내 페이지에서 신청 조건과 구성을 확인하실 수 있고, 궁금한 점은 연락처로 물어보시면 됩니다. 다른 단지나 협회에서 비슷한 사업을 검토 중이시라면, 위에 적은 작업 항목만 참고하셔도 도움이 되실 겁니다. 저희에게 맡기지 않아도 그대로 쓸 수 있는 내용입니다.